반려용품 가격인상; 물가가 치솟으면서 반려동물용품 및 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이에 ‘펫플레이션(펫+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나오는 등 천정부지로 오른 반려동물 비용에 부담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후 여행 등 야외 활동이 늘면서 일각에서는 반려동물을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14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주요 수입 사료 브랜드인 네슬레퓨리나의 ‘알포 1세 이상 성견용(10kg)’ 제품 최저가는 3만6530원으로 지난해 10월(2만9780원)에 비해 22.6% 올랐다.
또 다른 브랜드 로얄캐닌의 ‘미니 인도어 어덜트(8.7kg)’ 제품의 가격 또한 지난해 10월 6만2480원에서 7만2900원으로 16.6% 상승했다. 이는 사료의 주재료인 곡물과 육류, 채소 가격 등이 인상되면서 사료비 역시 함께 오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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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사료값에 반려인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자신을 견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강아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요즘 사료가 왜 이리 비싼지 모르겠다.
물가가 전체적으로 올랐다고 해도 사료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적어도 3000원에서 많게는 9000원까지 올랐다”며
“강아지 사료는 바꾸기도 어려운데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 강아지 세 마리를 키우는 견주로서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적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올 1월 발표한 ‘2021년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마리당 월평균 양육 비용(병원비 포함)은 반려견이 14만9700원, 반려묘가 12만5700원이었다.
즉, 반려견 1마리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연평균 180만원, 반려묘는 151만원 정도인 셈이다.
이에 반려동물 식비나 의료비 등을 감당하지 못해 양육 포기를 고민하는 이들도 나온다.
동일 조사에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응답자 중 26.1%가 ‘양육 포기나 파양을 고려한 적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물건 훼손·짖음 등 동물의 행동 문제’가 27.8%로 가장 많았고, ‘예상보다 지출이 많음’이 22.2%로 2위를 차지했다.
반려용품 가격인상
고물가 상황 속에서 거리두기가 완화하자 반려동물 유기 사례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대확산 당시 재택근무 등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가
지난 4월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외부활동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버리는 사례가 늘어난 것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유실·유기동물 발생 건수는
1만1761건으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2월 6441건에 비해 45%가량 늘었다.
다른 나라 역시 고물가 여파 등으로 반려동물 비용 부담이 커진 상태다.
영국 동물보호단체 ‘배터시’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여파로 올해 반려동물 유기 건수는 지난해보다 30% 정도 늘어났다.
배터시 관계자는 “1960년대 이래 최악의 생활비 압박에 직면한 반려인들이 반려동물 식비와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유기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반려인의 책임 있는 행동을 강조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무분별하게 반려동물을 입양했다가 유기하거나 파양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또 반려동물을 충동적으로 입양했다가 양육비 등 여러 부담으로 책임과 의무를 저버리는 일들도 많다”며 “반려인들의 인식과 의식 변화가 중요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져버려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