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유기견’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훨씬 전부터‘강아지 엄마’로 불려온 사람, 조각가 강은엽이다.
20년 전 교통사고를 당한 채로 동물병원 앞에 버려진 누렁이를 차마 모른 척할 수가 없어서 입양하게 된 게 시작이었다.
이후 열악한 상황에 놓인 개들이 눈에 들어와서 돌보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동물보호단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아름품(사단법인 카라의 전신)’ 대표직을 맡아 몸과 마음을 바쳐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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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직에서 물러난 지금도 매일 40여 마리분의 사료와 물을 싣고 일일이 찾아다니며 거두어 먹이고,
개를 물건이라 생각하는 주인들을 설득하는 일을 멈추지 않고 있다. 많은 아이들을 돌보느라
화장 한 번 해볼 새가 없던 엄마가 오랜만에 단장을 하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오늘, 두부랑 꼭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요. 열일곱 살인데 지금 입안에 암덩이가 생겨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요.
하지만 저 표정을 보세요. 오줌을 시원하게 누고 나면 개운하다고 웃고,
이렇게 주목받는 게 좋아서 또 웃잖아요. 마지막 날까지 두부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카메라 앞에 앉은 두부가 선생의 말처럼 해사하게 웃는다. “엄마, 고마워요. 날 포기하지 않아 줘서”라고 말하는 듯이.
함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서로의 마음을 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말 못 하는 동물과 어떻게 교감하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녀석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낍니다.
능청스럽게 다가와 제 몸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때는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구나, 나를 좋아하는구나 고스란히 느껴지거든요.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
변웅필 작가의 반려견 만득이는 페이스북 스타다. 작가의 팬과 지인들뿐 아니라 그의 그림을
잘 모르는 이들도 안부를 묻고 선물을 보내올 정도로 유명한 스타 견공!
주인의 말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듯 능청맞은 모습이 담긴 영상은 볼 때마다 신기하고 놀랍다.
교육을 시킨 적도 없고 천재견도 아니에요. 다만 어릴 때부터 둘이서 지냈기 때문에 일체감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작가와 만득이는 5년 전, 강화 5일장에서 만났다. 10년간의 독일 유학을 마무리하고 귀국,
성공적인 전시도 열었지만 유명해질수록 서울 생활이 싫어졌다. 작정하고 이곳 강화도로 들어왔다.
주로 밤에 그림을 그리는데 새벽이면 뒤통수가 좀 서늘해지더라고요.
삽살개가 귀신을 쫓는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어서 장터에서 보자마자 데리고 왔지요.
그러나 집에 온 지 며칠 만에 피를 토하며 죽을 고비를 넘겼고, 목숨을 바쳐
충성한다는 삽살개답게 낯선 이들에게 입질도 있어 애를 먹였다.
지난 5년 동안 맘 편하게 여행 한 번 못 떠났지요. 그래도 짐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만득이가 없었다면 강화도 생활을 못 버텼을 거예요. 울적해지면 함께 산책하고,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만득이에게 먼저 얘기해줍니다.
너무 정들면 녀석이 떠났을 때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거리를 둬야지 싶다가도
어느새 껴안고 비비고 뒹굴며 자곤 하지요. 지금,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이 참 좋아요.
어쩌면 변웅필 작가의 작업 일부는 이 사랑스러운 견공에게 빚지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