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산책 중 도망쳤어요 집 찾아올 확률은?
고양이 산책 중 도망쳤어요 집 찾아올 확률은?
유행처럼 번지는 고양이 산책
최근 각종 SNS나 유튜브에서 ‘산책냥이’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유행에 따라, 시중에는 ‘고양이 전용 하네스/리드줄’까지 많이 출시되고 있다.
동시에, 지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태생적으로 ‘영역동물’인 고양이를 산책시키는 것은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양이는 외부 환경의 변화나 자극에 매우 민감한 동물이다.
단적인 예로, 내가 보기에 길고양이가 위험한 지역에 있는 것 같아 다른 곳에 방사를 했다면? 바깥 환경에 익숙한 길고양이라고 하더라도 이유없는 영역 변경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보통은 자신의 영역을 다시 찾아가려고 애쓴다.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산책냥이라고 해도 자극 받으면 달린다
훈련받은 산책냥이라면 평소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바깥에 있는 동물이나 물체에 갑자기 자극을 받는 경우가 문제가 된다. 무작정 쫓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신이 스스로 ‘움직임’을 제어하지 못 한다는 생각이 들면 도망치기도 한다.
‘액체동물’로 불리는 고양이의 특성상 강아지와 달리 하네스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덧붙는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인이 그 누구보다 고양이를 잘 알기 때문에, 산책을 좋아하는 경우에만 산책냥이로 키운다는 것이다. 일명, ‘냥바냥’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고양이를 잃어버리면 누구보다 슬퍼할 사람은 주인인만큼 ‘하네스/리드줄 훈련’을 통해 조심히 산책한다면 고양이도 주인도 산책을 문제없이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귀소본능 강한 고양이, 집에 돌아올 확률은?
고양이 산책 반대파의 의견처럼, 숙련된 산책냥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자극을 받아 달리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사고는 고양이가 하네스를 빠져나오거나 주인이 리드줄을 놓치는 경우 발생한다.
그렇다면, 집에 돌아올 확률은 어느정도일까?
아기 고양이와 떨어진 엄마 고양이, 6.4km 밖에서도 찾아와
1922년, 미국과학진흥회(현 사이언스지)에 헤릭 프란시스 교수가 기고한 “고양이의 귀소능력“를 살펴보자.
이 실험에 따르면, 아기 고양이와 떨어져 방사된 엄마 고양이가 8번 중 7번에 걸쳐 다시 같은 곳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거리는 최단 1.6km에서부터 최장 6.4km 였다. 찾아오지 못 한 경우는 26km 떨어진 곳이었다.
집과 가까운 출구로 나오는 경향 강해
이후, 1954년에도 독일에서 실험이 진행되었다. 이 실험에서는 큰 미로에 수많은 출구를 설치하고 고양이들을 풀어놓았다.
그 결과, 고양이들은 집과 가장 가까운 출구로 나왔다. 또한, 나이가 많을수록 빨리 빠져나왔다.
산책 중 길 잃은 고양이, 집에 잘 찾아갈 수 있을까?
6.4km 밖에서도 집을 찾아오다니? 만에 하나 고양이 산책 중 불상사가 있어도 희망이 좀 있는 것일까?
그렇게 희망적이지는 않다. 집고양이를 기준으로 마음 먹고 뛰면 최고 48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다.
8분만 달려도 이미 집에서 6.4km 멀어진다. 산책 중이었으니 그 반경은 더 넓어진다.
고양이, 겁 먹으면 더 숨는다
또한, 고양이의 경우 극도로 겁을 먹게 되면 더 깊숙한 곳으로 숨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 자신을 드러내거나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
산책을 하다가 길을 잃은 집고양이의 경우, 단순히 바깥 생활 중에 영역을 이탈한 길고양이보다 훨씬 더 많은 두려움을 느낄 것이다.
도심 속 고양이 로드킬 위험 너무 높아
또 다른 문제는, 주인이 없는 상황에서 홀로 외부환경에 노출되었을 때 도시의 경우 고양이가 집에 돌아오는 데까지 너무 험난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차들이 있기 때문이다.
매년 서울시에서만 5천마리의 고양이가 로드킬을 당하는 실정이다. 집고양이가 차도와 자동차는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리 없다.